우리는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공사가 중단된 건물 또는 나대지에 ‘유치권행사’라는 플랜카드를 발견하고는 한다. 처음에는 우리와 관련이 없는 일이기에 무심코 지나치지만 1개월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고, 수년이 지나도록 계속하여 유치권행사 플랜카드가 걸려져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 누구나 “도대체 유치권이 뭐길래, 저 건물하고 땅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거지? 유치권은 해결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기 마련이다.
유치권이란 ‘물건에 생기게 된 채권에 대하여 법률상 발생하는 담보물권’이다. 쉽게 말하면 땅주인이나 건물주로부터 땅•건물에 대해 공사 또는 기타 용역을 행한 사람이 땅주인이나 건물주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할 때, 위 대가를 지급이 있을 때까지 물건을 유치, 즉 점유할 수 있는 권리이다.
얼핏 보면 대가를 받지 못한 서비스 제공자가 당연히 행사가능한 권리로 보이지만, 유치권은 엄격한 성립요건(그 물건에만 관하여 생긴 채권이고, 점유는 적법해야 하며, 채권이 이미 발생한 상태일 것)을 요구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대부분 법률요건을 명확히 검토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기 보다는 일단 ‘내가 돈을 받지 못했으니 이거라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땅•건물을 점유하기 시작하지만, 땅주인이나 건물주는 당장에 땅과 건물을 사용할 수 없고, 법적공방이 시작되면 최소 6개월은 훌쩍 넘어버리는 소송진행으로 인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서비스 제공자에게 부당한 지급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자가 적법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치권을 행사 중이거나, 혹은 유치권을 적법하게 행사하였더라도 이후 부적법한 사용이 있을 경우 유치권은 소멸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부당이득과 손해는 땅주인과 건물주에게 고스란히 배상해야 한다. 특히 위법한 유치권행사임이 명백하다면 가처분 등의 신청으로 미리 건물의 점유를 이전 받을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고통받는 땅주인이나 건물주 혹은 유치권을 행사하려는 채권자가 있다면 법률 도움을 받아 사안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법무법인 태림 광주분사무소 주세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