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의 경우, 제보자의 진술이 수사의 단서 및 결정적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마약 범죄는 마약을 구하여 투약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제한되는 특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마약 범행이 발각된 당사자가 다른 사람을 제보함으로써 소위 수사공적이라는 유리한 양형사유를 얻게 되는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다만 실무적으로 제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여 무죄를 선고받는 것은 그 가능성이 매우 낮고 무척 어려운 일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는데, 피고인은 건물 옥상에서 가루로 된 케타민 불상량을 빨대를 이용하여 코로 들이마시는 방법으로 투약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피고인에 대한 모발•소변 검사 결과 케타민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피고인의 케타민 투약 범행을 목격하였다는 제보자의 진술을 근거로 기소된 사안이다.
위 사안에서,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 제보자의 진술에 따르면 제보자도 사건 당일 피고인과 함께 케타민을 투약하였다는 것인데 제보자의 모발 검사 결과 케타민이 검출되지 않은 점, ▲ 제보자는 사건 당일 피고인이 케타민을 투약하는 것을 목격하자 추후 피고인을 신고하게 되면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하기 위해 케타민이 들어 있던 봉지를 피고인에게 달라고 하여 받아두었다고 주장하나, 위 봉지에서 피고인의 DNA 등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위 봉지를 받은 후 3개월 이상 경과한 시점에 제보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 제보자의 진술에 따르면 제보자는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케타민이 들어 있는 봉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에게 불리하도록 허위로 진술할 충분한 동기가 있으며, 피고인의 투약 방법과 관련해서도 일부 진술이 변경된 점 등이 그 이유였다.
피고인은 위 사안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기까지 무려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담당 변호사가 치밀한 기록분석을 바탕으로 증인신문 과정에서 제보자 진술의 허점을 드러내지 못했다면 결코 얻을 수 없었던 결과로 보인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관련 범행에 처음부터 연루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만에 하나 정말 의도치 않게 악의적인 제보자 진술을 근거로 억울하게 기소된 경우라면 위와 같이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제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작업에 온 힘을 쏟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법무법인 태림 서울본사무소 김찬협 변호사